<aside> 📖 수록 시나리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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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aside> 📽️ 첫사랑의 시네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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드르륵, 드르륵. 익숙한 소리와 함께 30년도 더 지난 흑백 영화가 재생됩니다. 늘 익숙한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면... 이상합니다. 저 인물의 시선이 정면을 향하던가요? 의문이 들어 당신이 조금 더 가까이 고개를 뻗으면 주인공의 연인, KPC가 웃습니다... 주인공이 아닌 탐사자. 당신을 향해서요.
만나고 싶었어, (탐사자). 나의 가장 사랑스러운 관객.
당신이 몇번이나 돌려 본 영화였나요. 그 인물의 다정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이 좋아 슬픈 일이 있으면 늘 돌려보던 흑백 영화. 그중에서도 가장 사랑했던 주인공의 연인. 낡은 필름이 돌아가고 KPC가 당신의 뺨을 감싸옵니다. 보고 싶었어. 그 목소리가 영화 속 주인공이 아닌 당신을 향합니다... 아, KPC. 그는 당신의 긴 첫사랑이었죠.
<aside> 🌹 장미가 피는 개나리 마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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개나리 마을은 열한 달의 봄과 한 달의 여름만으로 이루어진 마을. 8월이 지나 다시 내년의 8월이 찾아오기까지 담벼락은 항상 노란빛의 개나리로 물들어있습니다. 그렇기에 특별했던 8월의 마지막 날. 개나리 마을 19살 아이들의 졸업식이 있던 날. 유난히도 더웠던 그 날, 당신은 학교로 향하던 길에 한 아이와 마주합니다. 탐사자와 같은 교복을 입고 붉은 장미 꽃다발은 들고 있던 아이의 볼은 그 품에 들린 장미마냥 붉던가요. 문득 우리의 시선이 마주치자 아이는 탐사자에게 다가가 꽃다발을 건네며 말합니다.
"나는 너를 묶어놓고 있어. 지독히도 더운 19살의 여름에."
영문을 알 수 없는 말. 장미가 개나리를 삼키던 8월의 여름. 그 날 이후, 개나리 마을엔 봄이 찾아오지 않았습니다.